‘그거 공개하면 다시는 언론에서 발 못 붙일 수도 있어요.’

 

어뷰징과 관련해서 글을 쓰겠다고 했을 때, 들은 말이다. 물론 이 때의 나는 익명의 도도가 아니라 여러 언론사를 전전하다가 어뷰징 업체에 들어간, 실재하는 언론계 종사자였다.

 

어뷰징에 대해 쓰는 글이 내 언론사 이력의 마침표가 될 수도 있음을 나는 모르지 않았다. 어쩌면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한 사람보다 내가 더 잘 알았을 수도 있다. 언론의 기능을 생각할 때 언뜻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그게 사실이다. 언론은 자정 작용이 참 어려운 조직이다. 언론은 보도하고 폭로하는 방법을 잘 알지만 그렇기 때문에 적폐를 감추고 숨기는 데도 능하다.

 

실제로 어뷰징을 하지 않는 다른 언론 직무에 이력서를 제출했을 때, 어뷰징을 했다는 이유로 면접관들이 나를 백안시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들도 속칭 우라까이는 한다. 그들에게 어뷰징과 우라까이를 어떻게 구분하냐고 물으면 그들이 뭐라고 대답할지는 궁금하다.

 

그 후에 어뷰징에 대한 글을 썼다는 것은 이력서에 넣지 않았다. 어뷰징을 ‘한 사람’과 어뷰징 ‘회사에 들어가서 회사를 비판한 사람’은, 언론에서 둘 다 좋은 이력이 아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후자가 더 불리하다. 그래서 도도에게 내 이력이 얹히는 것은 상관이 없겠지만 내 이력에 도도의 이력이 얹히는 것은 내가 언론계에 남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언론사의 면접 자리에서, 입사하면 파업하겠냐는 질문을 했던 면접관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입사한 기자는 절대 파업하지 않겠다고 대답하고 입사했다. 그리고 그 후, 파업이 일어나자 참여했다. 면접 자리에서도 회사에 대해 비판하지 않겠다고 대답해야 입사할 수 있다. 그런데 도도는 이미 회사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한 전력이 있다.

 

도도는 시나몬처럼, 어쩌면 시나몬보다 더 쉽게 사라질 수 있다. 나는 도도지만, 도도의 이름 뒤에 숨지 않고도 내가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도도의 이름 뒤에 숨지 않고도 내가 목소리를 내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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