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KBS 보도국 사회1부 리서치 담당직원으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일했습니다.
 
2012년 6월 15일 부서 차원의 1박2일 MT가 있었고, 장소는 김포의 ‘선녀와 나무꾼’ 펜션입니다. 당시 동석했던 사람들은 저와 용태영 부장, 백진원 팀장, 구경하 기자, 김학재 기자, 노태영 기자, 모은희 기자, 박광식 기자, 박대기 기자, 박석호 기자, 이충헌 기자, 정홍규 기자, 조정인 기자, 한승복 기자, 함철 기자와 행정담당 여직원 한 명입니다. 이 날 22시경 펜션 내 3층 숙소에서 술을 먹고 머리가 아파 방에 누워있던 저에게 키스를 하고 젖가슴과 음부를 손으로 주무르고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했습니다. 추행한 사람은 당시 사회1부 행정팀장 백진원 기자입니다.
 
단합대회를 하기 위해 해당 펜션에 도착한 시각은 15시~16시 사이였고 저는 가해자를 포함한 동석자들과 술을 마셨습니다. 저는 술 탓에 머리가 아프고 힘들어서 그 날 20시 40분경 먼저 3층 여직원 숙소로 정해진 방에 들어가 누워서 쉬었습니다.
 
그러자 가해자가 들어와 “단합대회도 일의 연장인데 같이 나가서 놀자”고 말했고, 제가 “머리가 아파서 도저히 나갈 수 없다. 좀 괜찮아지면 나가겠다”고 했더니 가해자는 “10분 안에 다시 와서 데려가겠다”고 하고 나갔습니다. 그 후 구경하 기자가 방에 들어와 제게 베개를 베어주고 나갔습니다.
 
실제로 10분 정도가 지난 후 가해자는 정말 다시 들어와 “오빠랑 나가서 노래 불러야지”라며 누워있던 저의 오른쪽 팔을 억지로 끌고 나가려 했고, 이 때 모은희 기자가 들어와 “자는데 왜 그래요?”라며 말려서 가해자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분 후쯤 또 들어와 누워있는 제 옆에 쭈그리고 앉더니 “내가 그동안 널 왜 괴롭혔는지 아냐, 니가 날 좋아할까봐 그랬다, 나는 나쁜 사람이다, 나같은 사람 만나지 마라, 이충헌 기자같은 좋은 사람 만나라”라며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또 나갔습니다.
 
그 후 다시 10분 후에 또 들어와서 가해자가 아무말 없이 눈을 감고 자고 있는 저에게 강제로 키스를 하고 저를 성추행했습니다. 방에서 눈을 감고 누워 있었는데 느닷없이 제 위로 올라와 강제로 키스를 했고 제 티셔츠 밑으로 손을 넣고 브래지어 위로 가슴을 더듬다가 브래지어도 올리고 제 젖가슴을 주물렀고 제가 입고 있던 청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지퍼 안으로 손을 넣고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제 성기를 만졌습니다. 가해자가 제 몸을 더듬으려고 할 때 제 두 손으로 그 사람 손을 빼려고 했지만 힘에서 제가 밀렸습니다. “이건 좀 아니잖아요”라고 겨우 말은 했지만 당시 머리가 아프고 몸이 안좋은 상태라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가해자는 아무런 말 없이 계속 저를 추행했습니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습니다. 다음날 집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을 때 제 브래지어 안에서 백진원 팀장이 당시 손에 붙이고 다니던 압봉이 나왔습니다.
 
이후 가해자는 바로 나갔고 저는 여전히 머리가 아파서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누워 있었습니다. 저는 비정규직으로 입사한지 6개월밖에 안 된 입장이어서 이 일을 문제제기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막막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참고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건 2주 후, 가해자가 타 부서로 발령이 나 송별회 회식자리에서 사과를 요구했더니, ‘나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 다른 방에서 자고 일어났던 것만 기억난다’며 발뺌했고 이후에도 회사 내에서 만나 사과를 요구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기억이 안난다고 했습니다. 참고 지내다 2012년 12월 말에 편지 한 통을 써서 가해자에게 보냈지만 연락이 없어 1주일 가량을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저는 백진원 기자에게 추행당했다는 사실을 용태영 부장에게 알렸고, 용태영 기자가 가해자를 설득해 그제서야 제게 사과를 했는데 사과 내용이 ‘억지로 노래하자’고 했던 부분이고 저를 추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후 약 4개월에 걸쳐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가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일관되게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참다 못해 2013년 4월 13일 경찰서를 찾아 이 내용으로 가해자를 고소했습니다.
 
고소 후, 백진원 팀장의 후임으로 행정팀장이 된 윤수희 팀장과 용태영 부장이 저를 신관 5층 국제회의실로 불러 고소를 취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부서 뒤편 복도에서 이충헌 기자도 저에게 고소를 취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구경하 기자는 필요할 경우 자신이 목격한 내용을 증언해주겠다고 했고, 모은희 기자는 가해자의 부탁으로 자신이 목격한 내용만을 진술서 형태로 제출했습니다.
 
이후 동석자가 아니었던 기자 한 명이 제게 사건에 대해 물어왔습니다. 제가 사건에 대해 말해준 적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일을 어떻게 아는지 물었더니, 김학재 기자에게 들었다고 했습니다. 김학재 기자에게도 저는 사건 내용을 말한 적이 없어 김학재 기자를 찾아가 어떻게 알았는지 물었더니, 보도창에 이화섭 보도본부장이라고 타이핑을 했습니다.
 
제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은 몇몇 분이 있습니다만, 당시 여성협회장이기도 했던 윤수희 팀장에게 제가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그 분만 유일하게 압봉을 ‘대일밴드’로 이해했습니다. 김학재 기자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는 기자의 말에서도 ‘대일밴드’라는 워딩이 나온 점을 미루어봤을 때, 윤수희 팀장이 이 이야기를 회사 상부에 알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사 직원의 경우, 고소장이 접수되면 회사에 그 사실이 통지되는 것으로 압니다. 즉, 회사 상부에서는 이 일을 알고 있었지만 회사에서는 사건 해결에 대한 그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피해자인 제가 아는 해결 시도는 없습니다.
 
고소 후, 경찰에서 고소 사실을 통지받은 백진원 기자는 제가 수차례 사과받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던 일을, 제가 스토킹했다고 다른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하며 이 이야기는 윤수희 팀장으로부터 전해들었습니다. 이후 백진원 기자 본인에게 이 내용에 대해 확인했을 때, 그는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말에 따른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백진원 기자의 지속적인 사과와 고소 취하 요청을 받았고 제 스트레스도 위험 수위에 달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사과를 믿고 고소 2주 후,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가해자는 고소 취하 이후에 저와 따로 만나 사과했던 사실을 굳이 하나하나 철회했습니다. 일련의 일을 겪었기 때문에 저는 KBS 보도국에서 나오는 미투운동 관련 기사를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또한 저의 퇴사 이후, 이 일로 제가 고소한 것을 두고 박광식 기자가 ‘지혜 씨가 오버했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저는 박광식 기자에게 사건 내용을 말한 적이 없는데 무슨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련의 일을 겪은 후 저는 아직까지도 이 일로 인한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피해 사실을 마음 속에서 지우기 위해 사건 후부터 지금까지 6년을 노력했습니다. 직접 피해 내용과 2차 가해를 겪은 일을 제 마음 속에서 절대 지울 수가 없고, 현재는 이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KBS 기자협회보에 하단의 기사를 작성하신 기자분이 누군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짐작가는 분은 있습니다만 확신이 없습니다. 이 시기는 제가 고소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다른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던 타이밍입니다. 특히 마지막 네 줄을 보고 제 이야기가 퍼진 줄 알고 크게 분노했는데 당시 부기자협회장이던 박석호 기자가 그 내용이 제 이야기임을 부인했고, 조정인 기자가 작성자에게 이 내용을 물었더니 작성자는 ‘그런 것 없는데 혹시 그런 사람 있으면 찔리라고 쓴 글’이라고 했답니다. 이 기사는 피해자의 입장을 지워버리고 피해자를 충격에 빠뜨리는, 매우 잘못된 기사입니다.
 
함께 일했기 때문에 사건에 관련된 분들과 저는 서로 연락처를 알고 있습니다만, 처벌이나 징계 결과, 하단의 기사 작성자를 알려주는 것 외에는 연락을 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설픈 사과 시도로 삭제를 요청하시면 저는 더 화만 날 뿐입니다. 잘못하신 분들께 이미 저는 진솔한 사과로 이 일을 해결하실 시간을 1년 이상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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